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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10개 만들기’ 실현 가능한가? 캘리포니아주립대에서 찾은 5가지 성공 해법

세계 최대 공립대학 네트워크 CSU…한국형 ‘지역 명문대 시스템’ 구축을 위한 현실적 제언

 

‘서울대 10개 만들기’가 교육 정책의 핵심 화두로 떠올랐다. 정부는 전국 9개 거점국립대에 서울대 수준의 투자를 추진하며, 수도권 쏠림 해소와 지방균형발전을 목표로 제시했다. 그러나 비판도 만만치 않다. 서울대라는 브랜드만 나눈다고 명문대가 탄생하느냐는 의문이 뒤따르기 때문이다.  이때 주목받는 사례가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고등교육 체제다. 캘리포니아는 ‘단일 명문대’가 아니라, ‘국가적 공립대 네트워크’를 통해 지역균형과 경쟁력을 동시에 실현해왔다. 캘리포니아 주립대 시스템(CSU)과 캘리포니아대학교(UC) 체제는 한국 고등교육 개혁의 현실적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서울대 10개 만들기가 성공하려면 캘리포니아 모델에서 5가지 구체적 전략을 배워야 한다.

 

① ‘단일 브랜드 확장’ 대신 ‘국가 공립대 네트워크’를 구축하라


캘리포니아주는 인구 약 4,000만 명 규모로 한국과 유사하지만, 고등교육 체제는 완전히 다르다. UC(University of California) 10개, CSU(California State University) 23개, CCC(Community Colleges) 116개로 구성된 전국 단위 공립대 네트워크를 운영하고 있다. 각 대학은 독립성과 전문성을 유지하면서도, 동일한 시스템과 브랜드 관리 아래 네트워크를 형성한다.  UC 버클리, UCLA, UC 샌디에이고 등은 개별 명문 캠퍼스지만 UC라는 통합 브랜드 아래 운영된다. CSU는 로스앤젤레스, 롱비치, 프레즈노 등 지역 이름을 캠퍼스명으로 사용하지만, 모든 캠퍼스가 CSU라는 동일 시스템과 졸업장을 공유한다.  반면 한국은 서울대라는 하나의 브랜드에 교육적·재정적 자원이 집중되어 있다. 전문가들은 ‘서울대 10개 만들기’가 브랜드를 나누는 정책이 아니라, ‘국가 공립대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체제개편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② 입시와 대학 체제를 계층화·표준화하라


캘리포니아의 고등교육 입시체제는 철저히 계층화되고 표준화되어 있다.  고교 졸업생 상위 12.5%는 UC로 진학, 상위 33.3%는 CSU로 진학, 나머지는 CCC(커뮤니티 칼리지)로 진학 후 편입이 가능하다.  입학 자격, 교육과정, 학위 과정이 시스템 본부에 의해 관리되며 공정하고 일관된 진학 경로가 보장된다.  한국은 서울대, 연·고대 등 일부 대학이 입시를 독점하는 구조다. ‘서울대 10개 만들기’를 계기로 지역 국립대 입시체계를 표준화하고, 지역고교 출신 우선 선발 등 지역 우대 정책을 확대해야 수도권 집중을 완화할 수 있다.

 

③ 지역 혁신산업과 연계해 대학을 ‘지역 경제 엔진’으로 재설계하라


캘리포니아 UC·CSU 출신 교수와 동문들은 IT·반도체·바이오 기업 창업과 연구개발을 주도해 왔다. 대표적으로 퀄컴(UC 샌디에이고), 브로드컴(UC 로스앤젤레스), 구글(UC 버클리) 등이 UC 시스템과 밀접한 연구·인재 네트워크를 형성했다.  CSU는 엔지니어링, 간호, 교육 등 실무 인재를 대규모로 양성해 지역산업을 뒷받침한다. CSU 졸업생의 80%가 대학 인근 지역 산업에 취업한다. 한국의 지역 거점국립대들도 단순 교육기관이 아니라 ‘지역 혁신산업 거점’으로 재설계해야 한다. 창업지원, 산학협력, 연구중심학과와 실무중심학과를 분화해 지역 경제와 직결되는 인재를 키워야 한다.

 

④ 국가 차원의 재정지원과 품질관리 시스템 마련이 필수


캘리포니아는 주정부가 UC·CSU 시스템의 재정지원을 총괄하며, 중앙 본부가 교육과정·학사·입학관리 시스템을 일원화해 운영한다. 이로써 주 전역 캠퍼스의 교육 품질과 학생 권리가 균등하게 유지된다.  한국은 서울대 외 국립대에 대한 재정지원이 부족하고, 개별 대학 자율에 맡겨 품질격차가 발생하고 있다. 서울대 10개 만들기 실현을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국가 차원의 인프라가 전제되어야 한다.  국립대 통합 학사관리 시스템 구축,  중앙정부 직할 품질인증 시스템 도입, 국립대 네트워크형 국가 재정투자 확대, 캠퍼스 간 학점교류, 공동학위 제도가 마련되어야 한다. 이러한 인프라 없이 브랜드만 확장하면 ‘서울대 간판만 붙은 대학’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⑤ 수도권 집중과 학벌서열 완화를 국가 전략으로 삼아야


캘리포니아는 LA, 샌프란시스코, 샌디에이고, 새크라멘토 등 주요 도시 어디서든 명문 UC·CSU 캠퍼스를 찾을 수 있다. 이는 특정 지역(베이 지역, 실리콘밸리 등)으로의 인구 집중을 막고, 지역 기반 혁신을 지원한다. 한국은 대학 경쟁력과 일자리, 인구가 수도권에 집중된 상태다. 서울대 10개 만들기는 이러한 구조를 해소하고 지역균형발전의 핵심 동력으로 삼아야 한다. 교육부 고위 관계자는 “단일 브랜드 확장이 아니라, 전국의 국립대가 하나의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동등한 품질과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며 “캘리포니아의 공립대 네트워크 모델이 한국 고등교육 체제개편의 중요한 참고 사례”라고 밝혔다.

 

‘서울대 10개 만들기’는 명문대 숫자를 늘리는 정책이 아니다. 국가 차원의 공립대 네트워크와 품질관리 인프라 구축이 핵심이다. 캘리포니아 시스템이 보여주듯, 고등교육의 공공성과 지역균형은 중앙정부의 역할과 국가 시스템 설계에서 비롯된다.  ‘브랜드에서 시스템으로, 수도권 집중에서 지역 균형으로 한국 고등교육 개혁의 방향이 전환점을 맞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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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althEco.Media 김희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