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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댐, 단순한 물 댐을 넘어선 '통합 물 관리 혁신'으로"

기술적 난제와 정책적 과제, 그리고 지속 가능성의 미래를 심층 분석하다

 

지구촌 곳곳이 기후 변화로 인한 가뭄과 물 부족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한국에서는 새로운 수자원 확보 방안으로 지하댐이 각광받고 있다. 지하댐은 기존의 거대한 콘크리트 댐과는 달리, 지표면 아래에 차수벽을 설치하여 땅속의 지하수를 가두고 인공적으로 수위를 높이는 시설이다. 이 혁신적인 방식은 환경 훼손을 최소화하면서도 안정적인 용수를 확보할 수 있어, 미래 세대를 위한 지속 가능한 해결책으로 평가받고 있다.

 

지하댐의 기술적 원리와 차별성

 

지하댐은 단순히 땅속에 벽을 쌓는 것을 넘어선 첨단 토목 기술의 집약체이다. 먼저, 건설 대상지의 지질 구조와 지하수 흐름을 정밀하게 분석하는 것이 최우선이다. 땅속의 투수율이 높은 지층을 찾아 이를 따라 차수벽을 설치하는데, 이 벽은 주로 벤토나이트-시멘트 혼합물이나 불투수성 점토를 활용하여 물이 새어나가지 않도록 만든다. 이렇게 만들어진 차수벽은 강수량이 적을 때에는 지하수위를 유지하여 물 부족을 막고, 비가 많이 올 때에는 일종의 자연 저류지 역할을 하여 홍수를 조절하는 기능까지 수행한다.

 

이러한 기술적 특성은 기존 댐이 가진 한계를 보완한다. 지표면에 건설되는 댐은 필연적으로 막대한 산림 훼손, 생태계 교란, 그리고 광범위한 지역의 수몰로 인한 주민 이주 문제를 야기한다. 반면, 지하댐은 지상의 환경을 거의 그대로 보존하며, 공사 과정 또한 상대적으로 짧아 사회적 갈등을 최소화할 수 있다. 특히, 물이 땅속에 저장되기 때문에 물 표면 노출로 인한 증발 손실이 거의 없고, 녹조 현상으로부터도 자유롭다는 점은 기후 변화로 인한 고온 현상이 심해질수록 더욱 큰 강점으로 부각된다.

 

대한민국 지하댐 성공 사례와 전국적 확산 움직임

 

지하댐의 효과는 이미 국내 여러 지역에서 입증되고 있다. 강원도 속초시는 고질적인 가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쌍천 하류에 국내 최초의 식수 전용 지하댐을 건설했다. 이 시설은 60만 톤의 물을 저장하며, 하루 최대 7,000톤의 용수를 확보하여 시민과 관광객들에게 안정적인 물을 공급한다. 공사 중 우려되었던 주변 농지의 농업용수 확보 문제도 성공적으로 해결하며 지하댐의 실효성을 증명했다.

 

속초의 성공에 힘입어 지하댐은 이제 전국적인 물 관리 전략의 한 축이 되고 있다. 2018년 완공된 포항시 오어지 지하댐은 연간 150만㎥의 용수를 확보하여 산업 및 생활용수로 활용하며 가뭄 피해를 줄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현재 시공 중인 강원도 영월군 지하댐은 연간 580만㎥의 용수 확보를 목표로 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프로젝트로, 지역의 농업용수 및 생활용수 부족 문제 해소를 기대하고 있다.

 

지하댐의 도전 과제와 지속 가능한 미래

 

지하댐이 '만능 해결사'는 아니다. 전국적인 확산을 위해서는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남아있다. 첫째, 높은 초기 투자 비용 문제이다. 정밀한 지질 조사와 특수 공법에 상당한 비용이 소요되며, 이는 사업의 경제성을 면밀히 분석해야 하는 이유가 된다. 둘째, 모든 지역에 지하댐을 건설할 수 없다는 지형적, 지질학적 제약이다. 물을 가둘 수 있는 적절한 지질 조건과 지형적 여건이 필수적이므로, 대상지 선정 과정이 매우 중요하다.

 

또한, 관리의 어려움도 간과할 수 없다. 지하에 위치한 특성상 오염원이 유입되거나 시설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신속한 대응이 어려울 수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선 첨단 센서와 원격 모니터링 시스템을 활용한 장기적인 유지보수 전략이 필수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하댐은 단순히 물을 가두는 시설을 넘어선 종합적인 물 관리 시스템의 혁신으로 평가받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는 지질학적 타당성, 경제성, 그리고 환경적 영향을 종합적으로 분석하여 사업을 추진하고, 지역 주민들과의 소통을 통해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 지하댐이 성공적으로 정착된다면, 이는 가뭄과 홍수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는 효과적인 전략이 될 것이며, 물 부족 시대에 대한민국을 선도하는 중요한 물 관리 모델이 될 것이다.

 

HealthEco.Media 정진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