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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을 에너지 전환의 전진기지로… 이재명 정부, 영농형 태양광에 국가 전략 건다

농사와 발전을 동시에, ‘소득·에너지 결합’ 농정 전환 시동… 기대와 우려 교차

 

이재명 정부가 농촌을 재생에너지 전환의 핵심 거점으로 삼는 구상을 본격화하고 있다. 농지 위에 태양광 설비를 설치하되 농업 생산을 병행하는 이른바 영농형·농촌형 태양광을 차기 농정의 핵심 과제로 제시하며, 에너지 전환과 농가 소득 증대를 동시에 달성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는 기후위기 대응과 인구 감소라는 농촌의 구조적 위기를 한 축에서 풀겠다는 정책적 시도로 평가된다.

 

정부는 기존 농촌 태양광 사업이 외부 자본 중심의 개발로 흐르며 난개발, 경관 훼손, 농지 잠식 등의 부작용을 낳았다는 점을 분명히 인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재명 정부는 식량안보 훼손을 막고, 주민과 농업인에게 실질적인 수익이 돌아가도록 하는 것을 전제로 ‘난개발 방지, 식량안보, 이익 환원’이라는 3대 원칙을 내세워 영농형 태양광의 질서 있는 확산을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기조 아래 농림축산식품부는 농어촌 기본소득과 영농형 태양광을 전담하는 ‘소득에너지국’ 신설을 추진 중이다. 농업 소득 정책과 재생에너지 정책을 하나의 조직 체계로 묶어, 농촌을 단순한 전력 생산지가 아닌 지속 가능한 소득 기반 공간으로 전환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는 농정의 무게중심을 생산 중심에서 소득과 지역 순환 구조로 옮기는 상징적 조직 개편으로 해석된다.

 

제도 개선도 병행된다. 정부는 영농형 태양광을 예외적·임시적 농지 이용이 아닌, 농업과 결합된 지속 가능한 사업 형태로 제도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농지법 개정과 별도의 특별법 제정을 동시에 검토하고 있으며, 태양광 설비 설치를 위한 농지 일시사용 허가 기간을 기존 8년에서 최대 23년까지 연장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또한 농업진흥지역이라 하더라도 농촌공간계획에 따라 재생에너지지구로 지정될 경우 영농형 태양광 사업을 허용하는 방안도 검토 대상에 올랐다.

 

사업 구조 역시 지역 중심으로 재편될 전망이다. 마을협동조합 등 지역 공동체를 발전사업의 주체로 인정하고, 발전 수익의 일정 지분을 주민과 농민에게 보장하는 이익공유 모델을 제도화해 농촌 내부에 소득이 환류되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정부와 연구기관들은 전체 농지의 일부만 활용하더라도 상당한 규모의 재생에너지 생산이 가능하다며, 영농형 태양광이 기후위기 대응과 농가 소득 안정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충족할 수 있는 미래형 농업 모델이라고 강조한다.

 

그러나 우려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일부 농민과 시민사회에서는 태양광 패널이 작물 생육과 토양에 미치는 장기적 영향, 농지 생산성 저하 가능성에 대한 과학적 검증이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한다. 또한 도시의 전력 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농촌이 환경적·공간적 부담을 떠안는 구조가 고착화될 수 있다는 형평성 문제도 제기된다. 식량안보와 농지 보전이라는 원칙이 제도와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경우, 영농형 태양광이 또 다른 사회적 갈등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경고다.

 

이재명 대통령은 영농형 태양광을 인구 감소와 에너지 전환이라는 농촌의 이중 위기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제시하면서도, 주민 수용성과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지 못한 채 속도전에만 매달릴 경우 정책의 지속 가능성이 흔들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그는 농업을 단순 산업이 아닌 국가 안보의 기반으로 인식하고, 농민이 정책의 수혜자가 아닌 중심 주체가 되는 이익 구조를 구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농촌을 에너지 전환의 실험장이 아닌 미래 전략의 전진기지로 만들겠다는 이재명 정부의 구상이 현장에서 어떤 모습으로 구현될지, 영농형 태양광을 둘러싼 사회적 논의와 제도 설계가 중요한 시험대에 오르고 있다.

 

HealthEco.Media 정진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