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약성서의 잠언이 현대 사회의 ESG(환경적·사회적·윤리적 책임)에 새로운 통찰을 제시하고 있다. 김순영 교수의 논문 "불평등 사회의 생태적 전환을 위한 잠언의 지혜"(2021, 「구약논단」)에서 잠언의 가르침이 생태 정의, 사회 정의 실현, 윤리적 투명성 구축을 위한 사상적 기반이 된다고 본다.
환경(E) 측면에서 김 교수는 잠언 30장의 '아구르의 기도'를 현대 사회의 과잉 생산과 소비에 대한 경고로 재해석했다. 예컨대, "오직 필요한 양식으로 나를 먹이소서"라는 구절은 과잉 생산과 소비 욕망을 지양하고, 필요한만큼 생산하고 소비하여 지속 가능한 사회을 추구하고 만들어 가야한다는 메시지를 시사한다. 또한 잠언 12장 10절 "의인은 그의 가축의 생명을 돌보나, 악인의 긍휼은 잔인하니라"를 기업과 사회와 개인이 각자의 자리에서 동식물의 세계, 즉 생태계 보존과 동물 복지에 대한 관심으로 재해석한 취지가 눈에 띤다.
김교수는, "현대 기업과 사회와 각 개인들은 단순히 이윤 추구를 넘어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야 합니다. 잠언의 일부 교훈은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폐기물을 줄이며, 재생 에너지를 활용하는 등 생태 위기에 대응하는 댜양한 노력을 해야 한다는 당위성을 깊이 생각하게 합니다." 라고 했다.
사회(S) 측면에서 잠언 14장 31절에 대한 인용과 해석은 국가와 기업, 그리고 개인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한다. "가난한 사람을 학대하는 자는 그를 지으신 이를 멸시하는 자다"라는 구절은 국가와 기업이 노동자의 권리를 존중하고 사회적 약자를 보호해야 한다는 취지로 재해석하고 적용할 수 있겠다. 또한 잠언 22장 22-23절 "약한 자를 약하다고 탈취하지 말며 곤고한 자를 성문에서 압제하지 말라"는 구절은 기업 경영과 노동자의 관계에서 비인간적이고 착취적인 노동에 제동을 거는 지혜 담론이 될 수 있다. 국가역시 노동 취약계층을 위한 실졔적인 정책 수립은 피할 수 없는 과제다.
김 교수는 특히 현대 사회의 플랫폼 노동 문제에 주목했다. 잠언 13장 23절 "가난한 자의 경작지에서는 많은 소출이 나도, 불의로 말미암아 가져가 버리는 것이 있느니라'" 구절은 오늘날 플랫폼 노동자들이 겪는 불공정한 처우를 재고하도록 안내한다.. 김교수는 인터뷰에서 국가정책도 기업도 사회도 이러한 제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창의적이고 도발적인 지혜와 상상력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일갈했다.
윤리 경영(G) 측면에서는 잠언 11장 1절의 "속이는 저울은 여호와께서 미워하시나 공평한 추는 그가 기뻐하시느니라"는 구절을 들어 투명하고 공정한 경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잠언 16장 11절 "공평한 저울과 접시저울은 여호와의 것이요"는 소상공인이든 기업이든 공정한 거래와 회계 투명성의 가치와 중요성을 되새기게 한다.
마지막으로 김순영 교수는 인터뷰를 마치며 잠언의 교훈들이 우리 시대의 구체적 현안을 직접 다루는 것은 아니지만, 건강하고 서로 존중하는 사회를 원한다면 고대 지혜자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여 재해석하고 적용할 수 있다고 한다. 잠언의 지혜를 통해 한 개인의 일상이든, 사회와 국가와 기업의 윤리경영, 반부패, 투명한 의사결정 등 법을 준수하는 것을 넘어 더 높은 수준의 도덕성과 책임성을 배울수 있기를 호소했다.
이 논문은 고대의 지혜서가 현대 기업 경영과 사회와 개인에게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ESG 경영이 글로벌 트렌드로 자리잡은 현 시점에서, 잠언의 가르침은 실천적인 지침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논문은 ESG 경영 전략 수립에 새로운 영감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앞으로 잠언의 지혜를 어떻게 실제 경영에 반영할지, 그리고 이를 통해 국가와 기업의 지속가능성과 사회적 가치 창출에 어떤 변화가 일어날지 주목된다.
김순영 교수는 현재 미주장로회신학대학교에서 구약학을 가르치고 있으며, 한국여성신학회 총무, 한국구약학회 출판이사로 섬기고 있다.
HealthEco.Media 최창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