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이 곧 사라질 거예요." 한 에듀테크 스타트업 대표가 최근 교육 컨퍼런스에서 언급한 말이다. 챗GPT와 같은 인공지능(AI)이 교육계에 빠르게 확산하면서, AI가 교사를 대체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는 20여 년 전 온라인 교육이 등장했을 때, 물리적 교실이 사라지고 모든 학습이 온라인으로 옮겨갈 것이라는 환상과 닮아 있다.
온라인 교육과의 유사한 환상
2000년대 초반 이러닝(e-learning)이 급부상하며 교육 혁신에 대한 장밋빛 기대가 컸지만, 결과는 예상과 달랐다. 수많은 온라인 교육 플랫폼이 등장했으나 교육 혁신을 이루기보다는 집중력 저하, 사회성 결여 등 새로운 문제들이 부각되었다. 이 과정에서 인문학자 존 나이스비트가 언급한 "하이테크, 하이터치(High Tech, High Touch)" 개념이 재조명되었다. 첨단 기술이 발전할수록, 인간적인 접촉과 감성적 교류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된다는 통찰이다. 이는 AI가 교육계에서 교사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교사의 역할을 보완해야 한다는 시사점을 제공한다.
교육계에 등장한 HTHT의 역할
이와 같은 흐름 속에서 HTHT(High Tech, High Touch) 교육은 AI와 같은 첨단 기술을 교사의 인간적인 상호작용과 결합해 교육 효과를 극대화하는 새로운 방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HTHT는 AI가 제공하는 데이터 기반 학습 콘텐츠와 맞춤형 학습 지도를 통해 학습 효율성을 높이는 한편, 교사가 정서적 지원과 사회성 발달을 돕는 역할을 유지하는 것이다. 이는 첨단 기술과 인간적 접촉의 조화를 통해 학생 개개인의 성장을 돕고 학습 경험을 풍부하게 만들어준다.
직업교육과 HTHT의 필요성
특히 직업교육에서는 이러한 균형이 더욱 중요해진다. 맥킨지에 따르면 2030년까지 전 세계 직업의 60%가 AI와 자동화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측된다. 직업교육에서는 AI가 기초 업무를 대체하는 한편, 인간적 소양과 감성 지능이 더욱 중요해지기 때문에, HTHT 교육은 이러한 요구를 충족할 수 있는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실제로 글로벌 테크 기업들은 AI의 활용이 확대됨에 따라 감성 지능과 협업 능력을 중요한 역량으로 보고 있다.
'스마트 교실'의 진화와 HTHT의 방향성
교육공학자들은 이제 '스마트 교실'의 개념도 HTHT를 통해 진화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단순히 첨단 기기를 배치하는 것을 넘어서, 기술이 교사와 학생 간 상호작용을 더욱 풍부하게 만드는 방향으로 발전해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AI가 개별 학생의 학습 패턴을 분석하고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하는 동안, 교사는 이를 바탕으로 학생들에게 더욱 깊이 있는 정서적 지원과 지도를 제공할 수 있다.
블렌디드 러닝과 HTHT의 결합
블렌디드 러닝(Blended Learning) 방식은 HTHT 개념과 결합되어 온라인과 오프라인 학습의 장점을 동시에 살릴 수 있다. 팬데믹 이후 많은 교육기관이 이 방식을 도입하면서 효과가 입증되었고, 이는 AI 시대의 교육 혁신을 위한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
결론: HTHT와 AI의 조화가 미래 교육의 해답이다
교육계는 AI의 발전에 따라 교사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 교사는 더 이상 단순한 지식 전달자가 아닌, 학생의 정서적 성장을 돕는 조력자로 거듭나야 한다. AI는 ‘무엇을’ 가르칠지 제안할 수 있지만, ‘어떻게’ 가르칠지는 여전히 교사의 몫이다. 이와 같은 HTHT의 결합이야말로 미래 교육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될 것이다. 첨단 기술과 인간적 접촉의 균형을 통해 AI 시대에도 여전히 인간적인 따뜻함을 담은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주현재 교수는 한국교양교육학회 부회장과 한국교양기초교육원 소속 전문대학 기초교양교육 컨설팅 기획위원을 역임했으며, 현재 한국전문대학교양교육협의회 회장, 삼육보건대 대외국제처장과 AI융합교양교육본부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관련 기사]
주현재 칼럼: AI와 혁신- 전문대학의 미래를 다시 그리다
주현재 칼럼: AI 시대의 진로 교육, 새로운 도전과 기회
HealthEco.Media 박희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