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4일 서울 과학기술회관에서 ‘이산화탄소 포집·활용(CCU) 이니셔티브’ 출범식을 개최하며, 민간 주도 하에 CCU 산업 육성을 위한 본격적인 행보에 나섰다. 이번 이니셔티브는 국내 주요 기업, 연구기관, 학계 등 산·학·연 전문가 15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기술 혁신의 구심점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산화탄소 포집·활용 기술(CCU)은 시멘트, 석유화학, 철강 등 이산화탄소 배출이 불가피한 산업에서 배출된 CO₂를 유용한 자원으로 전환하는 기술로, 지구온난화 대응과 동시에 고부가가치 산업 창출이 가능한 핵심 기술로 꼽힌다. 특히 오는 2040년까지 약 800조 원 규모의 글로벌 시장 형성이 전망되면서, 정부와 민간이 함께 기술개발과 제도 정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산화탄소 포집·활용(CCU, Carbon Capture and Utilization) 기술은 크게 두 단계로 나뉜다. 첫 번째는 포집(Capture) 단계로, 발전소나 공장 등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를 직접 포집하거나, 대기 중에 존재하는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분리해내는 기술이다. 이 과정에서는 흡수제, 흡착제, 막 분리 기술 등이 사용된다.
두 번째는 활용(Utilization) 단계로, 포집된 이산화탄소를 화학적 또는 생물학적 공정을 통해 다양한 제품으로 전환하는 것을 의미한다. 대표적으로는 합성연료, 플라스틱 원료, 건축 자재(탄산칼슘 등), 식품 및 음료용 탄산가스, 심지어는 미세조류 배양을 통한 바이오 연료 생산 등으로의 활용이 이뤄진다.
이 기술은 이산화탄소를 단순히 없애는 것을 넘어 경제적 자산으로 전환시켜 탄소중립을 실현하는 동시에 새로운 시장을 창출한다는 점에서 ‘기후 위기와 산업 경쟁력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과기정통부는 출범식에서 ‘CCU 중점 추진전략’을 함께 발표하며 기술개발과 산업육성 두 축을 중심으로 정책 방향을 제시했다. 기술개발 측면에서는 단기적으로 CCU 중점연구실 지정 및 글로벌 플래그십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중장기적으로는 대형 실증사업과 차세대 CCU 기술 확보에 집중할 계획이다.
아울러 법·제도 정비도 병행된다. 이산화탄소 포집·수송·저장·활용을 포괄하는 통합법 제정과 함께, CCU 기업 및 제품 인증 제도를 마련해 시장 진입 장벽을 낮추고 산업 생태계 조성에 힘쓸 방침이다.
이창윤 과기정통부 1차관은 “탄소중립은 반드시 이뤄야 할 과제이며, CCU 기술은 이를 가능케 할 과학기술적 해법”이라며 “민간과의 긴밀한 소통을 통해 기술개발과 산업기반 조성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향후 CCU 이니셔티브를 상시 운영하며, 산학연 전문가들과 함께 지속적인 논의와 협력을 이어갈 예정이다.
HealthEco.Media 박희정 기자 |